Dongkyu Kim (b.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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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 앞 도깨비시장, 좌판 위의 중고품들 사이로 추상화 한 점이 얹혀 있다. 되물어도 노점 아저씨는 미술 경매장에서 사왔다는 말만 반복했다. 미술 경매장에 가서 되팔아야 이 작품이 제값을 받는건데 아저씨가 경매장에 갈 ‘시간이 도무지 없어서’ 그림은 중고 양복, 요대 등과 함께 좌판 위에 앉았다. 나는 그 ‘제값’이 매우 궁금했지만 아저씨 마음이 바뀔까봐 물어보지 못하고 얼른 떨 값을 내고 그림을 챙겼다. 그림은 소품이라고 하기에는 큰 편이었는데, 어찌 들고 가야 할지 쩔쩔매는 나를 보고 아저씨는 검정 비닐봉지를 그림에 비끄러매어 손잡이를 만들어 주셨다. 그림의 무게로 팽팽히 당겨진 비닐이 손금을 파고들었다.”

2011년경부터 나는 이 그림에 대한 작업들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 연작은 이미 유행이 지난 추상 양식의 권위에 흠집을 내거나 한국의 문화적 식민상태를 역설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이 그림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질문하는과정이다. ‘중고 추상화 사는 행위’가 환기하는 복잡다난한 역사적/경제적 문제들은 질문의 연쇄를 통해 옅어지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몇 번이고 유령처럼 다시 등장했다. 나는 이 엉터리 추상화가 강요하는 정념을 명료한 방식으로 구조화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그 정념으로부터 와넌히 자유롭지도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업들은 누군가가 한 점의 그림을 응시한 결과물이라기보다 그림의 응시 하에 놓인 (피)감상자가 드러내는 신경 반응일 수 있다.

‹탈출용 못걸이›는 이 프로젝트 전체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작업이다. 모름지기 미궁의 입구에는 실을 묶어둘 만한 못걸이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김동규

Above: A Nailhead for Escape, 2013, HD single channel video, 16:41 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