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Exhibitions at HITE Collection
Summer Vacation, 2013 (still), single channel color video, 15 min ⓒ Suh Bo Kyung
‹여름휴가›는 나의 신체를 이용하여 외부 자연환경에 개입하는 행위들을 실현하는 옴니버스식 구성을 띤 영상 작업으로 일상과 예술의 경계에 대해 묻는다. 영상에서 보이는 행위들은 들판을 가로지르는 지평선과 평행하게 걸어보기, 공기의 움직임 즉 바람을 시각화하기, 높은 곳에서 뿌려지는 물세례 맞기, 커다란 바위를 여러 방향으로 타기, 소라 불기, 엄격하게 구획된 사각의 화면을 좌우로 왕복하면서 달리기 등으로, 물, 불, 흙, 바람 등 자연의 기본 요소와 작가의 신체 즉 여성의 신체라는 두 가지 조건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행위들이 자칫 진부하거나 정형화된 상징들의 나열로 보일 위험성을 지닌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자연과 여성의 신체를 동일시하는 원형적 성황을 낯설게 만들고 ‹여름휴가›를 통해 여성의 신체에 대한 고정된 정체성을 뛰어넘기를 시도한다.
이 영상 작업에서 자연과 나의 신체가 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익숙하지 않은 상황들에 도전하는 행동들은 특별한 서술이나 설명이 없이 여러 번 반복하여 나열된다. 또한, 나는 한 명의 퍼포머로서 카메라를 응시하거나 화각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등 비디오 매체를 드러내는 요소들을 행위 안에 섞어 넣음으로써 관객이 화면 밖의 카메라를 의식하게 되어 퍼포먼스에 완전히 몰입하지 않고 거리르 두도록 유도하였다. 관객은 신체와 자연 사이에 존재하는 원형들에 대한 고유한 각자의 해석 체계가 주는 단서를 바탕으로 이 영상 작업에서 보이는 행위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경험하고 해석하게 된다.
-서보경